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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대진의 영화이야기]사랑을 해보았는가?

사랑을 해보았는가?

 

솜털가닥 살결이 맞닿으며 볼난로가 붉혀지는 풋풋한 순정이나 아사달과 아사녀, 견우직녀와 같은 운명적인 연애. 그리고 누구나가 말하듯이 온 몸이 녹아내릴 것만 같은 정열적인 사랑을.

 

이같이 사랑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본인은 한 참 사랑에 미숙한 한 명이다.

 

초라하게 색이 바래가는 꼬부라진 수염을 훑을 때면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의문과 궁금증에 날을 지새우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더욱, 영화를 통해 본 그의 사랑은 위대하고도 찬란하게 보였는지 모르겠다.

 

경제대공황의 터지기 전인 1922년.

 

낭만과 야심을 품은 채 월스트리트에 발을 딛고, 롱아일랜드 웨스트에그 어느 낡은 저택으로 이사를 오게 된 닉 캐러웨이(토비 맥와이어)는 이스트에그에 사는 동창이자 잘나가는 명문가출신 톰 뷰캐넌(조엘 에저튼)과 그에게 시집을 간 사촌 데이지 뷰캐넌(캐리 멀리건)을 만나러 간다.

 

부유하지만 권태기에 빠진 뷰캐넌 부부의 사정을 알게 된 닉 캐러웨이는 자신의 이웃 J 개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대한 이야길 듣게 되고, 그 날 밤 웨스트에그 부둣가에 서서 반대편 이스트에그를 향한 채인 개츠비의 뒷모습을 본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닉은 초대장을 받아 개츠비가 주최하는 이브닝파티에 참석한다.

 

전 날 톰이 벌였던 조잡한 홈 파티와 달리 뉴욕다운 낭만과 자유가 얽힌 호화로운 파티에 홀려, 점차 그는 누구도 만난 본 적이 없다는 개츠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간다.

 

불꽃놀이 이벤트의 카운트가 흐르는 가운데 전망 좋은 테라스에 올라서는 닉. 그는 자신과 담소를 나누던 웨이터, 그로 변장해있던 파티의 주최자 개츠비와 통성명을 하게 되는데....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둔 영화 위대한 개츠비(2013)는 ‘베즈 루이먼 감독’ 특유의 화려한 미장센으로 보는 이로 하여 눈을 즐겁게 하지만, 독특하고 강렬한 색채감에 의해 피로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감내하여 점차 색채의 향연에 익숙해질 때쯤이면 불쾌한 눈의 피로는 자연히 만족에서 오는 포만감으로 변해있을 것이다.

 

덧붙여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이 과장스럽거나 은유적인 묘사들이 많은데, 화자인 닉 캐러웨이가 우울증의 근원이 된 개츠비와의 과거를 서술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 일종의 극중극의 성질을 가졌음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 작품의 재미에 몰두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스토리는 감독의 원작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엿보이며 난해함이 없고, 입체적으로 인물간의 갈등구조를 잘 살려냈다.

 

먼 전쟁터에서조차 첫눈에 반한 여인을 잊지 않고 그녀가 결혼하였음에도 늘 그리워한 J 개츠비의 순정은 톰 뷰캐넌의 입장에서는 아내를 채가려는 불륜남의 그것이지만, 데이지 뷰캐넌에게 있어 이미 불륜을 치룬 톰에 대한 반항인 동시에 잊혀져가던 사랑의 불씨를 지필 계기가 되어준다.

 

더욱이 영화에 등장하는 각 등장인물들이 변화를 겪어가는 와중에도 이야기의 주인공 개츠비만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재미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작 중 모든 인물에 비해 개츠비의 성격은 평범한 측에 속한다. 감정에 솔직하고, 사랑에 진솔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아 비꼬거나 비아냥거리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처럼 그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잊지 못할 평생의 사랑을 위해 자신이 처한 환경을 뛰어넘을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였다는 것에 있을 거다.

 

사랑은 각양각색의 모습을 띄며 꽃이 저물어 새롭게 피듯 실연 후에도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당연히 여겨지기도 한다. 사랑엔 결코 정답이 없다. 선인들이 증언하고, 모두가 그리 말해왔다.

 

하지만 개츠비의 삶은 그 같은 사랑의 방정식에 정답을 찾고자 한 순정의 삶이었기에,

 

그렇기에 개츠비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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