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노믹스 권경희 기자 |
지난 2월 말 별세한 넥슨 창업자 고(故) 김정주 NXC 이사의 유족이 최근 6조원가량의 상속세를 세무당국에 신고하고 이 중 일부를 납부한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김 창업자의 유족으로는 배우자 유정현 NXC 감사와 두 딸이 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본인 67.49%, 유 감사 29.43%, 두 자녀가 각각 가진 지분 0.68% 등으로, 김 창업자 일가의 지분이 98.28%에 이른다.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총액은 24조 원가량으로, 김 창업자의 NXC 지분과 기타 투자한 기업의 지분 등을 종합하면 전체 상속 대상 자산 규모는 1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상속세율 65%를 적용하면 유가족이 낼 상속세는 6조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해당 상속세의 신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였다. 일각에서는 조 단위에 이르는 상속세 때문에 유족이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유 감사는 법무법인 자문 등을 받아 지분을 승계받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창업주의 유가족은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여러번에 걸쳐 나눠 납부할 수 있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는 올해 신고분부터 연부연납 기한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이는 6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상속세를 매년 약 6500억원씩 10년에 걸쳐 납부하면 된다는 뜻이다. 나눠낼 경우의 이자율은 1.2%다. 다만, 김 창업주의 자산을 두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최대 5년의 연부연납이 가능하다.
김 창업주의 상속 자산 대부분은 NXC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 상장사 넥슨의 지분이다. 최상위 지배회사인 NXC은 넥슨 지분 47%를 보유 중이다. 31일 종가 기준 넥슨 시가총액은 2조5157억엔(약 24조3819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김 창업주의 지분 가치는 8조원 수준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김 창업주의 자산 규모를 74억6000만달러(10조784억원)로, 포브스는 109억달러(14조7260억원)로 추산한 바 있다. 김 창업주의 지분 규모가 집계 기관에 따라 상이한 것은 그의 자산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비상장사인 NXC 지분이기 때문이다.
대주주가 30억원 이상의 지분을 상속할 경우 상속세율은 50%인데, 최대주주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면 여기에 30%의 세율이 할증된다. 이렇게 계산된 김 창업주의 상속세율은 6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김 창업주의 자산 규모를 10조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상속세는 6조5000억원에 달한다.
김 창업주가 생전 부인인 유정현 감사와 두 딸의 상속 비율 등에 대해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으나, 국내 법상 배우자와 두 자녀는 3대2대2의 비율로 상속하게 돼 있다.
문제는 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이다. NXC는 지난 6월 공시를 통해 100% 자회사인 NXMH가 넥슨 주식 2500만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넥슨 주식 2500만주를 시가로 환산할 경우 약 7000억원에 달하는데, 상속세 납부 시점에 맞춰 해당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NXC 관계자는 "전체 세액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유가족이 법적 절차에 따라 성실히 납부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