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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동산


삼성, '이재용 시대' 본격 개막...취임식 없이 법정 선 이재용 "국민 사랑받는 기업 만들겠다"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10년 만 승진
이재용 “어깨 많이 무거워져...응원 부탁드려”
법원에서 국민들에게 90도 인사도
취임식 열고 ‘제2 창업’ 선언한 아버지와 대비

뉴스노믹스 권경희 기자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7일 오전 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 직함에서 10년 만에 삼성의 회장이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할 때라며 뉴삼성 시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책임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회장 승진은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사안이지만, 이 회장이 평소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중시해 온 만큼 동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한 이 회장은 54세에 공식적으로 ‘삼성 회장’ 직함을 달게 됐다.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이자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4년 만이다.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87년 12월 45세에 회장직에 올랐다.

 

이 회장, 복권 이후 광폭 경영 행보 보여
이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이후 국내외의 현장을 잇따라 방문하며 광폭 경영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 6월에는 유럽을 찾아 ASML 등 주요 현지 기업을 방문했으며, 9월에는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을 잇따라 찾아 현지 직원과 주요 인사 등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이후에도 지난 12일 1년 9개월 만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와 만나 "투명한 준법경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언급했다. 준법위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전문경영인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이를 통한 ESG 경영 실현인 만큼 이 부회장과 준법위가 조직개편에 뜻을 함께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에는 고(故)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했으며, 추모식 후 현직 사장단 60여명과 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 회장이 회장 취임을 앞두고 속도 조율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의 회장 취임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별도 취임사·취임식 없이 회장직 올라
이 회장은 이날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예정대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취임사는 이건희 회장 2주기인 지난 25일 사장단 간담회에서 밝힌 소회와 각오를 사내게시판에 올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 회장은 사장단에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건희 회장에 대한 소회와 책임감도 밝혔다. 이 회장은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라며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본 결과 절박했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다짐했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하고,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사 없이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의혹 관련 1심 공판에 참석했다. 11시45분쯤 공판을 마치고 나온 이 회장은 취임 소감을 묻는 말에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며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의 응원 부탁드린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본 결과 절박했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다짐했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하고,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글로벌 복합위기가 닥치면서 미래 비전과 장기 경영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삼성 안팎에서는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하반기 들어 경영 실적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9%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와 세트(완성품) 수요 감소가 주요인이다.

 

 

3분기 영업이익 31% 급감, TSMC에 뒤져
특히 반도체(DS) 부문의 매출은 23조200억원으로 6131억 대만달러(약 27조5000억원)를 기록한 대만 TSMC에 뒤졌다. 영업이익은 5조1200억원에 그쳤다. 수익성도 나빠져 영업이익률은 2분기 35%에서 22%로 급감했다. 이는 TSMC(50.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만 삼성은 ‘진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주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과 투자 축소를 발표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3분기 시설 투자는 1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반도체 강자로 군림하지만 정보기술(IT)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데다 국가 간 패권 경쟁과 자국 우선주의까지 확산하면서 삼성의 주력 사업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이후 위기 타개를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반도체·바이오·차세대통신·신성장 IT 등에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메모리 초격차를 넘어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에 도전장을 냈다.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2030년까지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도 1위가 되겠다는 목표다. 현재 팹리스 분야에서는 인텔(CPU), 엔비디아(GPU), 퀄컴(SoC)이, 파운드리에서는 TSMC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뉴삼성’ 메시지 내놓을지 주목
재계는 이 회장이 과감한 신사업 투자와 대형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내다본다. 인재 등용과 조직 쇄신에도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복권 후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을 시작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계열사의 국내·외 사업장을 찾았다.

 

현장을 두루 돌아본 이 회장이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이 주창한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의 뒤를 이을 뉴삼성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에 분산돼 3개의 태스크포스(TF)로 운영되는 삼성의 컨트롤타워가 복원될지도 관심사다.

 

'삼성웨이'(2014년) 공동 저자인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회장 승진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등 여러 면에서 일을 추진하는 데 훨씬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이제 중장기 먹거리 창출에 매진할 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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