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믹스 최대억 중국전문기자/유라시아탐사본부장 |

미국 상공에 나타난 중국의 풍선 격추로 벌어진 양국의 외교 갈등 사이에서 미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 우리 정부에 대해 중국 현지 언론과 포털사이트, 네티즌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중국 검색포털 왕이(网易, 넷이즈)는 8일(현지시각 새벽 0시 24분)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미국 측의 주장과 그 과잉 조치에 편향돼 중국이 거듭 강조하는 무인 비행선의 기상 연구 용도, 무해성, 비정찰 목적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중국 시민권자의 여행 제한, 미국 반도체 4자 동맹의 대중국 수출 규제에 동참하는 것처럼 미국 측을 따라 소란을 피우지 말고 이웃(중국)과 잘 지내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게재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고 편 가르기 하지 않아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韩方应保持中立立场,不选边站队,唯如此才能换来利益最大化)"고 강조했다.
또 왕이신원(网易新闻)과 바이두콰이자오(百度快照) 등 매체는 전날(7일) 우리 정부를 겨냥해 "중국과 미국 사이의 일에 제3자(한국)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먼저 선봉에 나선 한국은 생각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했다(没有想到的是,第一个跳出来的却是韩国第一个跳出来的却是韩国)"며 한국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기사 제목에 네티즌의 반응을 인용해 "네까짓 게 뭔데?감히(你算老几?)"라고 적시했다.
매체는 "韩国外长要求中国向美国“诚实解释”气球事件,网友:你算老几?(한국 외교장관, 중국이 미국 향해 '솔직하게 해명하라'고 요구...네티즌: 네까짓 게 뭔데?감히)"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이 중재에 나선 것도 아니면서 외교장관이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측에 진솔한 해명을 요구하는 것은 무슨 태도냐"며, "사실상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한국전쟁 참전을 의미)’를 생각하면 (한국을)이해할 수 있으며, 한국은 아직도 그 원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중국인으로서 대비태새를 취해야 한다(身为中国人,还是对韩国防范一点吧). 결국 사람들(중국인)은 너희(한국)를 적으로 여긴다(最后人家还把你当敌人)"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나섰다.
이날 중국 네티즌도 '한국, 일본과 미제 앞잡이 앞다툰다(韩国这是想和日本抢美帝看门狗的位置啊)' '개가 주인을 대신하는 것도 애간장을 태운다(狗替主人也是操碎了心)' 는 식으로 한국을 모독하며 파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앞서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6일 "타국의 영토주권 침해는 국제법상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게 우리 정부 기본 입장"이라고 밝힌데 이어, 박진 외교부장관도 지난 주말 미국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신속하고 진실성 있는 설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현지 언론들은 이날 각국의 외신보도를 인용, "미 서방 언론들이 이른바 '스파이 풍선 미국 영공 진입' 사건을 집중 부각시키며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近几天,美西方媒体密集炒作所谓“间谍气球进入美国领空”事件,并将矛头第一时间指向中国)"고 강조하면서도 같은날 미국 전문가들이 "중국 정찰풍선 사건과 관련, 한국이 미국과 일본 등 민주주의 국가들과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보도한 내용은 일체 노출하지 않는 모양새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는 미국이 본토 상공을 가로지른 중국의 풍선 격추(4일) 이틀후인 지난 6일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미중 관계를 경색시킨 중국의 정찰풍선 사건과 관련해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보다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중국 정찰풍선 사건으로 더 악화된 미중 관계와 관련,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냐’는 VOA 질문에 “오늘날 한국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중국의 침략과 주장에 맞서 미국 및 다른 나라들과 같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The most important thing the ROK can do today is to stand up for its rights and sovereignty, and add its voice to that of the United States and others as they push back against Chinese aggression and assertiveness)"고 답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 우리 정부가 애써(?) 미국을 지지한 포지셔닝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의도는 격추된 풍선 잔해를 분석하면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정찰 풍선'으로 규정하고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고 밝힌 반면 중국은 이 풍선은 항로를 이탈한 민간의 기상관측용 비행선이었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무력 동원은 과잉반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군이 격추한 중국 풍선에는 버스 3대 크기의 관측 장비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풍선의 잔해는 해상 11km에 걸쳐 흩어졌고, 미군은 수일 내에 잔해를 수거해 조사·분석할 방침이다.
[번역: 최대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