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믹스 최대억 기자/유라시아탐사본부장 |

중국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北溪) 폭발의 배후를 재차 강조하며 압박에 나섰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 세이무어 허쉬(84)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해저 폭발 배후로 미국을 지목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이 사고가 아닌 인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의 파괴 경위와 책임자를 밝혀내지 못하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심지어 더 많은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불안정한 세계 안보 상황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왕 대변인은 "구체적 자료와 증거에 직면해 관련 국가의 단순한 '완전한 허위, 순전히 날조'는 전 세계의 많은 의문과 우려에 대응할 수 없으며 진실이 은폐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조사를 가속화하고 진실을 밝히기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실시하며, 조속히 진실을 규명해 중대한 다국적 인프라의 안전을 지키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녕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UN)을 향해, "해당 가스관은 주요 다국적 인프라 및 에너지 운송 동맥이며 폭발 사건은 전 세계 에너지 시장과 생태 환경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많은 유럽 국가의 기업과 가정도 이번 겨울에 에너지 부족에 직면했다"면서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전문적인 조사를 수행하고 관련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조사 과정을 가속화하고 진실을 신속하게 규명하는 것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권위 있고 대표적인 국제기구로서 국제조사를 수행하는 데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고, 중국이 이를 환영한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앞서 이와 관련 "거짓이며 완전한 허구"라고 밝혔으나, 허쉬는 서브스택(저작물 유료 구독 플랫폼)에 올린 기사에서 "미 해군 특수 잠수요원들은 지난해 6월 노르트스트림 1, 2 가스관 4개 중 3개에 원격 작동 C4 플라스틱 폭약을 심었고, 3개월 뒤 미 중앙정보국(CIA)이 노르웨이와 극비 작전을 벌여 폭발물을 터트렸다"고 보도했다.
허쉬는 베트남전 때 미군이 어린이와 부녀자 등 주민 500여명을 학살한 ‘미라이 사건’ 보도로 1970년 퓰리처상을 받은 데 이어, 2004년엔 미군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수감자 가혹행위를 폭로한 언론인이지만,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현재 허쉬의 폭로를 외면하는 양상이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독일을 거쳐 유럽으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발트해 바다 밑에 설치된 가스관으로,. 지난해 9월 4개 지점이 파손되면서 막대한 양의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복구 시점은 알 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