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믹스 오석환 기자 |
강원도 양양성당 이광재 신부와 6.25전쟁 38선의 아픈 흔적이 남아있는 티모테오 순례의 길을 걷다.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에 위치한 양양성당과 티모테오 순례의 길.
티모테오 순례길은 1코스와 2코스로 나누어져 있다.
1코스는 양양성당에서 부소치재 까지 약 11km이며, 2코스는 양양성당에서 명지리 안골 까지 약18km 이다.
티모테오 순례길은 1945년 8월 15일 해방부터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신앙과 자유를 찾아 38선을 넘어 남하한 북한 동포들의 도보 길이다.
당시 양양성당은 38선에서 북으로 약12km 정도에 위치 하였고, 1946년에 소련군이 진주하여 양양성당을 무전실로 쓰다가 1948년엔 인민군이 진주하여 성당을 완전히 장악 하였다.
이때부터 북쪽지역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양양성당에 찾아와 당시 제3대 주임사제이던 이광재(티모테오) 신부께 38선을 무사히 넘을 수 있도록 이들을 안전하게 숨겨 주었다가, 38선 접경지역에 살며 어려서부터 익힌 산세를 잘 아는 본당 교우들과 도움을 주었다.
남하 경로는 여러 곳이지만, 주로 많이 이용한 코스는 고노골, 한구렁, 부소치재, 한천산 부근, 명지리 안골이 이용 되었다.
공산당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 많은 위험과 어려움이 따랐지만 단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월남 시킬 수 있었다.
이광재 신부는 달도 없는 칠흑 같은 그믐밤에 그물처럼 짜여진 38선 보위대 경비 초소의 인민군 총부리를 피해서 목숨을 걸고 그들의 등불이 되어 주었다.
당시 강대국의 얄타 회담으로 38선이 그어지면서 양양군 현북면 잔교리 마을 한가운데 흐르던 하천이 갑자기 38선으로 되었고, 하천 위 아래 마을이 양분화 되는 비극이 되었다.
명지리 마을회관 앞에 이정표를 따라 부소치재에 이르면 이광재 신부의 발자취를 옆볼수 있다.
부소치재를 지나 '송이밸리 자연휴양림'을 향해 산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예수고난회 '오상영성원' 근처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또 근처의 양양 송이 채취 현장도 볼 수 있으며, 저멀리 드높은 태백산맥과 설악산 대청봉을 바라보며 걷는 즐거움도 있다.
특히 이 구간은 심하게 오르막 내리막이 없어서 일반인들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으며, 양옆으로는 숲이 우거져서 한여름에도 시원함을 느낄수 있다.
티모테오 순례 길에서 만나 볼수 있는 송이밸리 자연휴양림의 경관과 양양 남대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민물고기 '뚜거리탕'의 맛.
본 기자가 티모테오 순례길을 취재 차 양양성당을 방문 한 날, 1년에 한번 있는 양양성당의 행사로 티모테오 순례길을 걷는 50여명의 참자자들을 볼 수 있었다.
또 춘천교구에서는 2009년부터 이광재(티모테오) 신부께서 순교하신 10월 9일에 '38선 티모테오 순례길' 걷기 행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6·25전쟁 속에 38선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티모테오 순례의 길.
이 숲 길을 걸으며, 이광재 신부의 발자취를 느껴 보는건 어떨까.
자료 제공 / 양양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