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믹스 오석환 기자 |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서면 개야리에 위치한 '개야리에움녹색길' 약7km를 걷다.
대한민국은 지금 걷기 열풍이다.
올해는 맨발 걷기가 대세를 이루며 전국 지자체 마다 맨발 걷기 길을 조성 하는 등 다양한 걷기 코스를 개발해 많은 홍보를 하며 관광객으로 수입 창출을 이끄는 지자체도 많이 늘었다.
개야리에움녹색길은 2012년 6월 홍천군 서면 개야리 일대에 총 사업비 8억원을 투입해 약7km 구간에 이정표 및 해설판, 목교, 쉼터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트레킹 코스 조성 사업을 시작 하였다.
또한 폐교된 강야분교를 리모델링을 해서 여행자 쉼터 및 농촌체험 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마을의 소득 증대도 도모 한다는 계획으로 사업을 실시 하였다.
이후 개야리에움녹색길을 개통하고 2013년 5월 30일에는 개야리 '에움녹색길 걷기대회'도 개최 하면서, 개야리 마을 주민의 '에움녹색길 지킴이단' 발대식도 가졌었다.
각지자체마다 걷기 좋은길, 걷고 싶은길 등 지역 특성에 맞게 이색적이고 색다른 트레킹 걷기 길을 만들어 인기 관광지로 거듭난 지자체도 한두곳이 아니다.
홍천군을 대표하는 길이라면 '수타사 산소길'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찾아 걷고 있으며, 이외에도 백두대간 트레일 코스, 피리골 수변생태 관찰로, 너브내수변탐방로, 솔솔헬스 무장애나눔길 등도 있다. 이 중에 한곳이 바로 '개야리에움녹색길'이다.
본 기자도 이 길을 코로나 전과 후로 이미 2차례 다녀 왔었다.
지난 2차례는 걷기 동호인들과 함께 찾아와 걸어 보았고, 걷는 도중에 길 안내 표지판이 없던 곳과 길 정비가 안된 곳도 있었지만, 걷는데는 별다른 큰 문제 없이 걸었었다.
지난 10일 일요일, 한시간 반 가까이 이동 해 찾아간 개야리 마을을 3번째 방문 하게 되었다.
개야에움녹색길은 개야리 마을 전체를 애우는 코스로, 숲길과 주변 농촌 풍경, 홍천강 수변 경치를 감상 할 수 있는 코스 길이다.
이 길은 총10개 코스로 밤나무길, 강물소리길, 갈대숲길, 숲속길, 종자산길, 유진이길, 개나리꽃길, 미루나무길, 지름길, 우회코스로 나누어져 있다.
이미 2번을 방문 했을때도 주차를 할 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았는데, 이 날도 겨우 주차를 하게 되었다.
함께 온 일행과 개야사거리에 있는 개야리에움녹색길 안내 표지판을 확인하고, 7코스 입구 개울가 작은 다리 앞에 있는 에움녹색길 표지판 앞에서 출발을 하였다.
마을 입구에는 50년 이상된 큰 나무 한그루가 단풍이 들어 웅장하게 있었다.
작은 다리를 건너 우측 방향으로 걸어 가는데, 철근으로 된 하우스 터널 길이 보였다.
약30m의 터널 길을 걷는데 움푹 자란 풀들과 거미줄로 걷기에는 애로사항이 있었고, 겨우 터널을 지나 약20m 앞에서는 길이 막혀 있었다.
자란 나무들과 풀들로 길을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관리가 되지 않은채 있다보니, 우리는 발길을 다시 돌려 출발점으로 돌아가 지도를 다시 확인후 7코스는 포기하고 마을 안길 도로를 따라 여행자 쉼터로 걸어갔다.
여행자 쉼터 방향으로 걸어 가는데, 좌측으로 7코스에 합류하는 다리가 보여 코스를 변경해 7코스에 합류를 하였다.
다리를 건너서 돌아온 7코스 길을 확인하니, 역시나 이쪽에서도 길이 막혀 있었고 걸어다닌 흔적을 볼 수 없는 길로 변해 있었다.
7코스 길을 잠시 따라 걷다보니 개천 옆으로 가야하는 코스의 길이 도저히 걸어 갈 수 없게 되어, 다시 여행자 쉼터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걸어 나갔다.
일행에게 7코스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쪽이 원래 코스인데 걸어 갈 수가 없네"
길도 확인 할 수 없도록 풀도 많이 자랐고, 코스 길에는 근처 공사장 흙으로 덮여 있어서 도저히 갈 수 없어 보였다.
하는수 없이 개나리꽃길과 홍천강 옆 미루나무길은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덧 마을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여행자 쉼터'에 도착을 하였고, 일행이 화장실을 급히 찾아 보더니, 두곳의 화장실이 모두 자물쇠로 걸려 있다고 한다.
일요일이지만 다른 여행지도 일요일에는 관광객 안내를 위해 업무를 보기에, 이곳 여행자 쉼터(도곡초등학교 강야분교장) 옛건물 센터로 가 보았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입구는 화분들이 층층으로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의 인기척도 없어 보이고 센터를 사용 안한지 꽤 오래된 흔적으로 보였다.
하는수 없이 일행과 옆에 있는 마을 회관과 경로당 쪽으로 걸어갔다.
함께 한 일행이 화장실을 찾고 있어서, 마침 경로당에 나오신 어르신 한분께 말씀을 드리고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었으며, 잠시 할아버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할아버님 여기에 에움녹색길이라고 있잖아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걷나요?" 라고 여쭈어 보았다.
할아버님은 "예전에는 더러 좀 있었는데, 요즘은 어쩌다 가끔 한명 정도 보이긴 해"라고 말씀을 해 주신다.
할아버님의 이야기를 듣고 일행과 1코스 밤나무길을 향해 걸어 나아갔고, 걷던 도중에는 주민 10명 가까이 모여서 김장을 하는 풍경을 보기도 했다.
밤나무길 입구에 들어서서 진행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식당과 민박들이 있다.
어느 식당 앞에 이르렀는데, 풀과 나무들로 더이상 걸어 갈 수 없게 보였다.
마침, 식당 주인 내외 아저씨와 아주머님이 계셔서 물어 보았다.
"아저씨, 여기 이쪽으로 쭉 걸어 갈 수 있나요?" 아저씨는 "못 간다"라고 말한다. 갈려면 아래 홍천강 자갈길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까지 걸어오는 얼마 안되는 거리에서 보고 겪은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여기 걸으러 오는 사람들이 좀 있나요?"라고 물엇다.
"없어요. 홍천군에서 길을 관리를 안하니 길이 엉망이라 여길 누가 걸으러 오겠어요. 그냥 캠핑들 하러 오는 몇몇 사람들밖엔 없어요"라고 말한다.
식당 주인 아저씨의 말을 듣고 일행과 한참을 이야기 나눈 끝에 더 걸어 가보기로 했다.
하는수 없이 밤나무길과 강물소리길도 포기하고, 강 옆 자갈길로 내려가야 했으며, 걸어 가는 내내 오늘 고생만 잔뜩 하고 가겠다며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 나갔다.
1코스 밤나무길과 2코스 강물소리 길을 걸으며 홍천강 풍경을 바라보는 걷는 즐거움은 없고, 자갈길에서 밤나무길과 강물소리길을 보며 울화통 터질것 같은 심정으로 걸을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3코스 갈대숲길 입구에 으르렀다.
일행과 지도를 보며 갈대 숲길과 숲속길은 포기를 하기로 하고, 우회도로 코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사진 도로를 따라 오르고 내려가 숲속길 도중에 지름길이라는 코스로 또 변경하여 걸어 나아갔다.
지름길도 정비가 잘 안되어 있었고, 내리막 길은 길도 헤맬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길을 찾는데 어려움도 있었다.
지름길 숲속을 내려가 마을로 들어 서서 둘러보니, 여기가 지름길 이라는 표지판도 하나 없었고, 계속해서 여행자 쉼터 방향으로 걸어가 다시 출발점으로 마을길을 따라 걸어 갔다.
매주 전국 여기저기 걸어 다니며 취재를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길과 지역을 알리고 전달하는 입장에서, 홍천군관계자 분들도 걷는 길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강원도 화천 파로호100리산소길, 횡성 호수길, 충북 충주 종댕이길, 괴산 산막이옛길 등을 모델 삼아 다시 조성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8년 3월에는 홍천군 관내 트레킹 코스 5곳 정비 완료(뉴스1 2018년 3월 2일자 신문) 하였다는 기사도 있어 기대 해 본다.
수도권에서 한시간 반 가량의 거리 홍천군 서면 개야리에움녹색길.
개야리에움녹색길 이름에 걸맞게, 새롭게 태어나 많은 사람들이 다시 찾아와 걷는 그런 곳이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