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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30일부터 10월 12일까지 사이아트센터 더플로우 더플럭스에서 열리는 최석돈 작가의 개인전 (흐름과 응집 Flux & Cohesion)은 자연의 변화와 생성 속에서 발견한 세계의 본질적 원리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업들로 구성된다.
작가는 자연을 관찰하며 물·흙·공기 등 질료의 흐름과 응집이 생명의 형상을 이루는 섭리를 발견했고, 이를 통해 생명의 순리와 조화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에게 있어 ‘흐름’은 변화의 지속성, ‘응집’은 변화 속에서 드러나는 사건과 차이를 의미하며, 이 둘의 조화는 세계와 생명의 기원에 대한 통찰로 이어진다.
최석돈 작가는 이러한 사유를 바탕으로 미술사, 철학, 기하학, 신학 등 다양한 학문을 탐구하며, 인간 문명 속에서도 동일한 원리가 생동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특히 15세기 피렌체 르네상스 시기의 브루넬레스키의 원근법 실험과 마사초의 ‘성삼위일체’ 벽화는 기하학과 신학, 철학이 조화를 이루며 인간 이성의 진보를 상징하는 사례로 작가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변증적 전환은 이후 데카르트 좌표계의 등장, 카메라 및 애니메이션 기술의 기원,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양자역학과 가상 공간의 탄생으로 이어지며,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 혁신의 흐름을 보여준다.

최석돈 작가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술이 인간 지성을 시각화하고 학문 간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언어로 기능해왔음을 강조한다. 그는 전통 예술의 아우라가 과학 기술에 전이되는 과도기를 목도하며, 미술 영역에서의 새로운 변증적 전환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의 창작은 철학, 신학, 기하학이 관찰하는 자연과 생명의 의미를 다양한 미술 장르로 재조명하는 시도이며,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통해 다가오는 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탐색하는 과정이다.
이승훈 미술비평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최석돈 작가의 작업은 자연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한 조형적 탐구이며, ‘흐름과 응집’이라는 상반되면서도 이어지는 개념을 통해 세계와 생명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고 평했다. 그는 특히 작가의 사유가 철학자 화이트헤드의 ‘과정 철학’과 닮아 있으며, 존재를 고정된 실체가 아닌 생성과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응집되는 사건으로 바라보는 점에서 철학적 깊이를 지닌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관점은 작가가 창작을 통해 세계의 리듬과 생명의 숭고함을 경험하는 장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와 맞닿아 있으며, 관객에게도 그 통찰의 여정을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최석돈 작가에게 있어 창작의 궁극적 이상은 ‘흐름과 응집의 순리에서 발견한 미의 본질이자 혁신의 주체인 생명’이며, 그 길을 따라 세계와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