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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재한 이란인들, 국내시중 은행들 원화 통장계좌 개통 거부로 '인권침해' 논란…유학생 장학금 조차 수령 못해

하태경 국회의원, "원화 통장계좌 개설을 거부는 인종차별"…은행들 명단공개, 엄중조치 담은 법안 발의 등 경고
은행들 체크카드도 발급 안해…계좌 미개설로 휴대폰도 개통 못해

뉴스노믹스 전상천 기자 | 국내 시중 은행중 일부가 한국에서 공부하는 이란 유학생과 근로자들에 대한 원화 통장계좌 개설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계좌가 없어 통신사로부터 휴대폰을 개통하지 못하거나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해도 원화 입출금을 위한 체크카드 발급을 하지 않가 재한 이란인들이 일상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일부 은행들이 이란인 이란 이유로 원화 통장계좌 개설을 거부하는 것은 인종차별"이라며 "은행의 인종차별적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 은행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 발의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내 은행들, 원화 계좌 개설 안해준다… 체크카드도 발글 안해

 

26일 재한 이란인 등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이란 학생이나 노동자들에게 원화만을 사용하는 통장계좌를 개설해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체류중인 이란인들은 일부 은행들로부터 '통장개설이 처음부터 은행 방침상 불가능하다'거나, '어렵다' 혹은 "이란에서 온 분들과는 은행 거래하지 않는다'고 거절을 당하고 있다.

또 일부 이란인들은 원화를 취급하는 은행계좌를 개설받았음에도, 체크카드 등을 발급받지 못해 사용에 큰 제약을 받는 등 제대로 쓸 수 있는 방법도 없는 상태다.

 

특히 일부 대학교의 주거래은행인 H은행과 S은행 등의 경우, 은행이 재한 이란인과의 거래 자체를 하지 않아서 아예 통장을 만들 수가 없다. 일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통장이 있어도 체크카드를 못 만들기 때문에 매번 현찰을 꺼내 쓰는 것 외에 사용 방법이 없다. 재한 이란인들은 고향에 송금도 못하고 고향에서 오는 용돈을 받을 수도 없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에 유학온 이란인 대학생 A씨는 "학생이 은행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다 제출받아 검토해 보면, 이란 정부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일반 학생인지 조사해서 알아낼 방법이 충분히 있을텐데도, 귀찮고 관심이 없어서 인지 거절당하기만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게다가, 재한 이란 학생들은 상당수가 핸드폰 등 전화 미개통으로 한국 전화번호가 없어 친구와 가족 등과 연락을 할 수 없어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해 소통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학금도 못받게 하는 은행들…친구간 원화 거래도 감시 대상

 

한국 국내 대학에 전액 장학금을 유학을 온 이란 출신의 우수한 학생들도 은행계좌가 없어 장학금을 수령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한국 국내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고도, 결국 귀국하거나 아무리 우수한 성적을 잘 받아도 장학금을 받지 못한 채 근로로 돈을 벌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대학은 이란 출신의 학생에게 은행계좌로 장학금을 입금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해당 학과 담당 교수의 은행계좌로 장학금을 입금하고, 해당 교수는 매번 수표로 찾아서 학생에게 건네 주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유학생 B씨는 "수 년 전에 한국에 온 사람들이나, 아니면 회사에 입사한 사람은 은행 통장이 있지만, 회사에서 입금해 주는 돈 이외에는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가령 친구 대신 음식값을 대신 결제하고, 해당 친구가 자기 몫의 돈을 계좌로 송금해 주면 은행에서 '어떤 경로로 입금된 돈이냐'고 바로 연락이 와 매 순간마다 조사를 받는 느낌을 저버릴 수 있다"고 자신들이 은해 등 금융문제로부터 겪는 애로점을 설명했다.

 

또다른 이란인 C씨는 "한국에서 은행에 가는 것도 경찰서 조사받으러 가는 일처럼 힘든 상황"이라며 "한국에 입국한 이란 친구들이 몇 년 간 금융문제 등의 어려움에 대해 주변에 알려 왔지만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 일부 은행 원화 통장 개설과 체크카드 비발행 성행…인종차별

 

국회인권포럼·아시아인권의원연맹 대표인 하태경 국회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은행의 일선 현장에선 이들이 이란인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원화계좌와 체크카드까지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은 미국의 이란 금융제재 때문에 달러 계좌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 생활에서 필요한 원화계좌는 제재와 아무런 관련도 없고 이를 막을 법적 근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특히 "한국 외교부에 문의한 결과 은행들은 원화계좌를 발급해줄 의무가 있고, 은행이 원화계좌 개설을 거부하면 외교부가 적극 나서 해결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첨언했다. 또 "기재부 등 우리 정부는 원화계좌 발급을 거부해선 안 된다는 공문까지 보내는 상황"이라며 이 사태의 적극적 해결 의지를 천명했다.


하 의원은 지난 13일 의원실을 방문한 이란에서 온 인권운동가들과 갖은 간담회에서 이같은 건의사항을 전달받은 뒤 "계속 주한 이란인들에게 원화계좌 개설을 거부하는 은행들은 그 이름을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그는 "이런 인종차별적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 은행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 발의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김상희·김한규·류호정·이용선·하태경 국회의원과 재한이란인모임, 사단법인 청년김대중재단은 같은날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 정부의 여성인권 탄압 및 시위대를 향한 무자비한 강경 진압을 규탄했다.

 

한편, 국회인권포럼과 아시아인권의원연맹은 지난 20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제8간담회실)에서 <2022 올해의 인권상 시상식>을 열고, 수상자는 '히잡 강제착용 반대시위 이란 여성'을 선정했다. 이날 수상에는 국내에서 히잡 반대시위를 이끄는 박씨마 목사와 유학생 아이사 이마니(Aisa Imani) 등 이란 여성 7인이 대표로 참석한다. 참석자는 박씨마(목사), Aisa Imani(KAIST TMBA 과정), Khosh Akhlagh Maryam(주부), Shariloo Niusha(국립암센터 대학원생), Ghobadi Fatemeh(경희대 학생), Amir Saman Tayerani Charmchi(경희대 학생), Aziz zadeh Hoda(모델 겸 연예활동)이다.

 

지난 9월 이란에서 마흐사 아미니란 젊은 여성이 히잡 착용 불량으로 도덕경찰에 체포된 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석달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평화적인 시위에 이란 당국이 무자비한 폭력 대응을 하면서 그동안 어린이 50여명을 포함해 시위대 488명이 사망하고 1만8200명이 체포되었다. 또 이란 당국은 시위대 중 40여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집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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