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믹스 전상천 기자 |
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과 민주당 유정주 국회의원은 31일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와 함께 원주시의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규탄했다.
국회 문광위 소속의 류호정·유정주 국회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문화유산이 시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철거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의견을 모아 피력했다.
이날 유정주 의원은 인사말에서 “원주시의 철거 결정 과정에서 시민 의견수렴이 충분했는지, 일방적인 결정 과정에서 위법적인 사항은 없었는지 국회에서 물어보겠다”고 강조했다.
류호정 의원도 “원주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극장의 등록문화제 지정 추진, 관련 국회 세미나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동료 위원들을 설득해 보겠다”고 말했다.
아카데미극장은 지난 1963년 8월에 문을 연 영화관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단관극장으로 2006년에 문을 닫았다.
원주시는 원주시민들의 소망과 요구에 따라 지난 2016년부터 이 극장의 보존 사업에 착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2년에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대상으로 이 극장을 선정하기까지 했다. 총 60억 사업비 중 국비 3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시장이 바뀐 뒤 상황은 달라졌다. 민선 8기 원강수 시장(국민의힘)은 당선 직후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아친’은 원주시민들의 극장 보존에 관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여러 차례 면담을 신청하고, 시정 토론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이 다수인 원주시의회는 지난 5월 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통과시켰다. 원주시는 6월 중에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집행할 방침이다.
‘아친’은 기자회견에서 원주시에 △절차적 위법이 있었던 철거 계획 중단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재개 △극장 보존과 재생을 통한 구도심 활용 방안 모색을 요구했다. 또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는 문화재청이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는 등록문화제 지정 추진을 요청했다.
원주시에 근무했던 공무원의 한 의견서도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이 공무원은 “행정에 대한 논리와 근거를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보도자료를 배포해 시민을 이겨 먹기 위해 작당만을 모의하는 것이 아카데미극장 관련 행정 처리의 민낯”이라 지적했다. 극장 철거 절차가 답을 정해 놓고 명분만 취득하려는 일종의 요식행위였다는 것이다.
‘아친’의 ‘수호대장’을 맡고 있는 이주성 씨는 국회 소통관에서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한 시민 한마디 캠페인에 한 어린이가 극장을 가리켜 ‘보물창고’라고 표현한 데서 영감을 받아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