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믹스 전상천 기자 |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불과 78억여원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생성형 AI모델을 개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저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 엔비디아 주가를 비롯해 반도체 주가가 폭락하는 등 세계 경제계에 미증유의 충격을 가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지난 20일 복잡한 추론 문제에 특화한 AI 모델 'R1'을 새로 선보였다.
딥시크의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딥시크의 'V3' 모델에 투입된 개발 비용은 557만6천달러(78억8천만원)에 그쳤다.
중국의 무명 스타트업 기업 딥시크가 수천억원 또는 수조원의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하다던 AI 모델 개발을 불과 수십억원 갖고 해낸 것이다.
이는 오픈AI 경쟁사인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AI 모델 하나를 개발하는 데 1억달러(약 1천430억원)에서 10억 달러(1조4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밝힌 주장을 뒤덥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딥시크의 AI 모델 훈련에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춰 출시한 H800 칩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지난 2022년 8월 중국군이 AI 구현 등에 쓰이는 반도체 제품을 군사용으로 전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엔비디아의 A100과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H100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렸고, 이에 딥시크는 AI 모델 개발에 엔비디아가 H100의 사양을 낮춰 출시한 H800 칩을 사용했다.
하지만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저렴한 칩을 사용해 빅테크의 최신 모델과슷하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AI 성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이 첨단제품 수출 규제로 중국의 추적을 막으려 했던 테크 규제정책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는 대폭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6.97% 폭락한 118.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6천억달러(862조5천억원)가 증발하며 미국 역사상 단일 기업의 하루 시총 감소 규모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총 순위도 1위에서 단번에 3위로 주저앉으며, 4위 아마존(2조4천550억달러)에 쫓기는 처지가 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순자산도 210억달러(30조원) 감소하며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에서 17위로 밀려났다.
엔비디아의 폭락은 AI 관련 기업들에도 연쇄 충격을 안겼다. AI 칩 제조업체 브로드컴은 17% 하락하며 시총 2천억달러가 증발했고, 트럼프 정부의 AI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는 오라클도 14% 급락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12.5%),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1.7%) 등도 두 자릿수대 낙폭을 보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4% 급락했다.
설연휴 개장때 한국 증시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엔비디아 공급 독점으로 승승장구해온 SK하이닉스에 초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망된다.